말, 명언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생각들

드래곤21c 2016. 6. 21. 19:39



오랫동안 연락 없던 동창 녀석이 전활 걸어서, 며칠 전 내가 어느 거리를 지나가고 있는 걸 봤다고 얘길 했다. 왜 아는 체 안 했냐고 했더니 운전 중이었다고. 너무 멀어서 부르지 못하고 그냥 갔다고, 그래도 우연히 지나가는 나를 만나서 반가웠다고 얘길 했다.

그래, 그런 거다. 세상은 생각 외로 너무 좁고, 우연은 수시로 일어난다. 그러니 난 좀 더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어야겠다. 아는체하러 달려올 일은 없지만 어디선가, 어디선가 날 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라디오 <FM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 '사랑을 말하다'>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다. 엊그제의 내 친구가 오늘은 다른 모습으로 날 슬프게 만들고, 어제의 당신이 오늘은 다른 모습으로 날 힘들게 한다. 이렇게 머릿속에서는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막상 당신이 변한 모습을 보노라면 상당한 괴리감에 빠져버리게 된다. 슬픈 건 슬프고, 즐거운 건 즐거운 것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지금 눈앞에서 저 낯모르는 사람이 피를 콸콸 쏟는다 해도 몇 분 후면 나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다.

그러나 만약 어떤 계기로 그를 사랑하게 되면, 모든 것은 달라진다. 그가 고개만 조금 숙여도 내 가슴은 미어질 것이며 그의 시선이 가는 방향에 따라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할 것이다.

특별한 사람이란 없다. 관계에 의해서 특별해질 뿐이다.

은희경 <너는 그 강을 어떻게 건넜는가> 중에서



나는 가끔 모든 것을 망각하려고 애를 쓰기도 하고, 가끔은 모든 것을 기억해내려고 무지개가 시작되는 곳까지 걸어가 보기도 하지만, 사실 그 어느 쪽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저 견디고 참고 버티는 것을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는 것. 그 외에는 의미가 없다.

황경신 <NOVEMBER 2008 PAPER> 중에서



언제나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더라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주었을 것이다.

결국 이별할 수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신경숙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 중에서



안도감 때문일까. 지나고 보니 나쁜 일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강물과 바람이 모래를 실어 나르듯, 모든 것은 인생이 실어 나르는 모래알 같은 것이다. 말을 해도 어쩔 수 없이 모호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서면 함께 증발되어 버리고, 말 하나의 느낌에 불과하지만 최소한 이 순간에는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 것 같다.

전경린
<평범한 물방울 무늬 원피스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마음이라는 부분이 육체의 어디에 붙어 있는지 모르는 탓도 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지만, 어깨나 발목의 아픔과는 달리 어떻게 처리할 길이 없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나는 가슴이 내는 아픔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고 있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흘러가는 시간이 마음의 병을 치료해주고 과거를 잊게 해주리라 생각하면서.

에쿠니 가오리 <냉정과 열정사이> 중에서


낯섦은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설렘이 생기고, 긴장감이 생기고, 그로 인해 부지런함이 생긴다.

그리고 기대한다. 빨리 익숙해졌으면 좋겠다. 익숙함이란 것은 사람을 무디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편안해지고, 마음이 가벼워지지만 그로 인해 부지런함을 잃어 간다.

그리고 기대한다. 나에게 새로운 설렘이 나타나길.


그런 깊은 관계까지는 필요 없다. 내가 원하는 건 적당한 애정일 뿐이다. 아무도 내 안에 안 들어와도 좋다. 어차피 고독은 메울 수 없으니까 사랑한다고 끌어안은들 여자의 품에 안겨본들 무엇 하나 바뀔 것도 없어. 늘 피로하고, 허망함에 몸을 떨 따름이야.

시라이와 겐 <들돼지를 프로듀스> 중에서




잠시 가던 길을 잃었다고 무어 그리 조급할 게 있겠습니까. 잃은 길도 길입니다. 살다 보면 눈앞이 캄캄할 때가 있겠지요. 그럴 때는 그저 눈앞이 캄캄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바로 그것이 길이 아니겠는지요.

이원규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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