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눈을 떴어
방 안에 온통 네 생각만 떠다녀
생각을 내보내려고 창문을 열었어
그런데
창문 밖에 있던 네 생각들이
오히려 밀고 들어오는거야
어쩌면 좋지
-어쩌면 좋지, 윤보영
날이 흐리다
눈이 오려나
네가
겁나게 보고 싶다
-하루, 김용택
오늘도 당신 생각했습니다
문득문득
목소리도 듣고 싶고
손도 잡아보고 싶어요
언제나 그대에게 가는 내 마음은
빛보다 더 빨라서
나는 잡지 못합니다
내 인생의 여정에
다홍꽃 향기를 열게 해 주신
당신
-오늘도, 김용택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향기로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내 가슴 속에 이미 피어 있기 때문이다
-나의 꽃, 한상경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가을, 함민복
해지자 날 흐리더니
너 그리움처럼 또 비내린다
문 걸고 등 앞에 앉으면
나를 안고도 남는 너의 애정
-밤비, 유치환
당신 가고 나서 뒤돌아서니
어디 발 디딜 땅 한 곳 없습니다
-땅, 김용택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안 가득 밥알 떠넣는 일이다
옛날옛날적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막혀 나 죽으면
원도 없으리라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이별 이후, 문정희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 최영미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가슴이 저려올 때가 있다
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
간간이 건드리면
멍하니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못다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
-다 잊고 사는데도, 원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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