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동산

경제위기와 기회

드래곤21c 2012. 9. 21. 18:30

오로지 (rmh***)

 

 

“위기를 기회로 삼는 일은 준비된 자의 몫” 

우리기업 외환위기 이후 내실 다지고 경쟁력 높여 급변하는 세상 새 패러다임 적응·도전 자세 필요

우리나라는 1997년에 외환위기를 경험했다. 기업이 망하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성장의 잔인함을 뼈저리게 이겨냈다. 2008년 국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세계경제는 위기를 맞았다. 뒤이어 2011년 EU의 재정위기가 다시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왜 주기적으로 경제위기가 닥칠까, 사전에 막을 수는 없을까? 위기의 원인을 미리 찾아서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으면 좋겠지만, 경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늘 변화하는 현실의 복잡성을 완벽하게 설명하고 예측해 낼 수 있는 이론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이론은 위기를 일으킨 원인을 찾아내고 그 문제가 신속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펼치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경제가 위축되는 시기가 오면, 경기 불황을 단기에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재정지출을 늘리거나 통화를 확대하는 대응정책을 쓴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대응책이 꼭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의 원인을 해소하지 못하고 불황을 장기화하기도 한다.

1930년대 대공황이 일어나자 미국 정부는 뉴딜정책이라는 재정 확대 정책을 택했다. 민간의 부족한 수요를 정부가 대신 지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지출 확대가 근본적으로 경제를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공황으로 시작된 경제위기는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경제의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불황이 닥친 순간 정부가 손 놓고 가만히 있다가는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단기적인 처방이라도 내놔야 하는 것이 정치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 순간에 논쟁이 발생한다. 단기적 효과라도 좋으니 정부가 나서서 개입하자는 주장과 장기적으로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정부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제환경 개선에만 국한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경제이론이 점차 발전하면서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이 점차 세련되고 고도화된 측면도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은 경제위기를 확대시키지 않기 위해 무역장벽을 높이지 않으려고 공동으로 노력했다. 경제위축이 나타나자 금리를 낮추고 통화를 풀어 긴축현상을 완화시켰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과거의 위기와 달리 경제위기의 강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우리나라는 세계경제위기가 터지자, 발 빠르게 다른 나라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위기를 사전에 막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외환위기에서 배운 교훈을 잊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물건을 살 때는 원화를 쓰면 되지만, 해외에서 물건을 사려면 달러가 필요하다. 우리 경제에 필요한 석유를 수입하고 해외로 송금하거나 관광을 떠나려고 할 때도 달러가 있어야 한다. 세계에서 무역을 할 때 주고받는 돈이 대부분 달러화기 때문이다.

필요한 달러화를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을까? 수출을 수입보다 많이 하거나 해외에서 돈을 빌려야 가능하다. 위기의 순간에 원/달러 환율은 높아진다. 환율이 높아지면, 자연히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은 줄어든다. 국제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게 되고, 외환보유고가 높아지면서 위기에 대응하기 수월해진다.

위기 순간에, 환율이 높아져 수출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 경제의 활로를 뚫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세계금융위기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경제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변화는 누구에게는 위기이고 누구에게는 기회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일은 준비된 자의 몫이다. 우리 기업들은 경제위기를 맞이해 오히려 시장을 확대해 갈 수 있었다. 과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높여온 결과이기도 하다.

경제위기는 많은 사람에게 혹독한 시련을 가져다준다. 경쟁력이 낮은 부분일수록 타격이 크다. 반면 어려움을 미리 준비하고 경쟁력을 높여온 부분은 오히려 새로운 분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개인에게 위기와 기회가 찾아온다. 새로운 기술변화, 경제질서의 변화는 과거의 생산방식이나 소비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그래서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고 트렌드를 좇는 일은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오늘날 같이 급변하는 세상에 잘 적응하려면 새로운 패러다임에 신속히 적응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 국민에게는 일을 빨리 빨리 처리하는 능력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정신이 살아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