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향후 수년 내에 두배 이상 높은 금리를 예상하라
이제는 모두가 느끼고 있겠지만 금리인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운용하는 미국의 FED로부터 출발하는 금리인상은 당장 우리들의 눈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버냉키는 9월부터, 늦어도 11월부터는 200억달러 규모로 채권매입을 줄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채금리의 상승은 그때부터 한층 빨라지게 될 것입니다. 2015년부터 올릴 것이라고 하는 기준금리와는 상관없이 시장금리는 빠른 속도로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금리가 얼마큼이나 오르게 될까요?
미국채금리는 2012년의 최저점과 비교해 이미 80% 이상 올라 있지만, 앞으로 더욱 올라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 수준은 평균 4.5%이며 역사적 평균은 그보다 더 높습니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한국의 국채금리도 2008년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며, 대출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도 지금과는 비교가 안되게 올라갈 것입이다. 아래 챠트는 한국의 3년, 10년물 국채금리입니다. 미국채금리와 판박이처럼 닮은 움직임을 보입니다. 국채금리가 2008년 이전 수준으로 오르면 시장금리는, 또 대출금리는 어느 정도까지 오를지 생각해 보시죠. 현 수준의 두배 이상이 될 겁니다.
우리는 금리인상이 경제싸이클에 따른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시스템의 거대한 이동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이해해야 합니다. 경제에 관해 상식으로 받아들여 오던 모든 것들이 근본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 우리들의 삶도 크게 변하게 될 것입니다.
2. 버냉키가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진정한 이유 바젤III
현재 미국경제는 전혀 좋아지고 있지 못하며 오히려 리세션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더 낮아졌으며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의 한심스런 경제기사만 보면 이런 사실을 알리가 없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미FED가 스스로 고백하는 진실입니다.
위의 두 챠트는 미국의 애틀란타FED가 제공하는 기대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가능성입니다. 미국경제가 좋아지니 향후 세계 경제 회복 기대, 어쩌구저쩌구..... 모두 헛소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낮은 인플레이션, 높은 디플레이션 가능성 앞에서는 통화주의자들과 케인지안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된다, 지폐를 더 찍어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여야 한다고 떠드는게 본모습인데 무슨 일인지 버냉키는 이 와중에 양적완화를 축소하겠다고 해서 모두를 헷갈리게 했습니다. 버냉키와 FED총재들이 갑자기 변심했을리는 없을텐데 말입니다.
그 해답은 다음 기사에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美, 바젤III 은행 자본규제안 확정..연준 표결착수
입력시간 | 2013.07.02 22:56 | 이정훈 특파원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 금융 규제당국들이 지난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들의 자본을 강화하는 내용의 규제 최종안을 확정, 의결하기로 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2일(현지시간) 바젤III 은행 자본규제를 미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이같은 최종안을 마련, 이날 오후중 이사회를 열어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최종안은 초안 마련 이후 무려 1년만에 나온 것이다.
이같은 최종안이 승인될 경우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내년부터 이를 이행해야 한다. 이번 규제로 미국내 100대 은행들은 오는 2019년까지 대략 45억달러(5조1000억원)의 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할 것이라는 게 연준의 추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런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중앙은행중의 중앙은행인 세계결제은행은 바젤III라는 새로운 자본과 유동성 규제에 대한 국제적 규칙을 내놓았습니다. 미국도 여기에 따르지 않을 수가 없는데 바젤III는 미국은행들에게 이전과는 비교가 안되는 큰 자본부담을 지우게 됩니다.
내년부터 미국에서 실행되는 바젤III는 큰 규모의 자기자본 충당을 요구하며 2015년부터는 유동성까지 규제하게 됩니다. 지금처럼 상업은행과 투자은행들이 채권과 부동산에 돈을 계속 넣고 있다가 바젤III가 실행되면 큰 혼란을 피할 수 없고 대량의 모기지증권을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FED도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FED는 최근 모기지증권 보유 규모를 줄이고 있습니다).
버냉키와 FED가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내년에 실행될 바젤III 스케줄과 기대를 밑도는 경제성장 사이에서 최대한 혼란없이 양적완화를 끝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하지만 패닉을 피할 수는 없겠죠). 사실 갈팡질팡 하는 것은 버냉키가 아니라 금융회사들과 투자자들입니다.
3. 바젤III 규제의 주요 내용
여기서 바젤III의 주요내용을 다루는 것은 너무나 무리이기 때문에 아주 간단히 쓰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자료는 여기.....바젤 III(안) 도입이 국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 농협경제연구소
바젤III는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금융기관의 위기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자기자본의 요건과 규모 및 유동성을 규제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합니다.
(1) 자본규제..... 라는 면에서는 보통주와 잉여이익금만을 자기자본으로 인정하며(나중에 갚을 필요가 없는 돈만 자기자본으로 인정하겠다는 겁니다) 그 비율도 10.5% 이상으로 확대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력을 지닌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같은 거대금융기관에는 별도의 자본충당이 추가로 요구됩니다.
바젤III는 레버리지 규제에 있어 파생상품 같은 '회계장부에 기재되지 않은 자산까지 포함'하며 신용등급에 따른 차등을 두지 않고 총자산의 명목가액에 따라 일정비율(3% 이상)을 갖추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자기자본 부담이 더욱 커집니다.
(2) 유동성규제..... 라는 면에서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과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이라는 두가지 규제를 두었습니다.
LCR = 고유동성자산 / 순현금유출 ≥ 100%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이 100% 이상이라는 것은 금융위기시에 30일동안 현금유출이 계속될 경우에도 지급불능이 되지않도록 현금이나 국채, 초우량채권 같이 시장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현금화가 쉬운 자산을 30일간 예상되는 현금유출액보다 많이 보유해야 한다는 규제를 말합니다.
NSFR = 가용 안정적 자금조달(조달) / 필요 안정적 자금조달(운용) ≥ 100%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이란 자금조달은 1년 이상의 상환기간이 긴 돈으로 조달하고 자금운용은 1년 이내 대출처럼 만기가 짧게 운용해서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만기불일치로 인한 갑작스런 자금 부족을 방지한다는 의미입니다.
앞으로 은행들은 순수한 자기자본을 10.5% 이상 쌓아두고 있어야 하며 특히 신용팽창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됩니다. 신용위기시에 30일동안 유출될 현금의 규모를 넘는 국채와 초우량채권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평상시의 자금 흐름은 1년 이상의 만기를 지닌 예금 또는 부채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자금운용(대출이 그 중심)은 1년 미만 만기로 대출을 하거나 위기시에도 현금화하는데 문제가 없는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사서 운용해야 합니다. 이처럼 엄격한 유동성 규제로 인해 신용팽창은 강력하게 억제될 것입니다.
국내은행들은 자본규제 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2015년부터 시행되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과 2018년 실행예정인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을 맞추는데는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국내은행들은 국채 보유비중이 작고, 예금은 만기 1년 이하가 대부분이며 총자산의 70%가 넘는 대출중 장기주택담보대출이 30%가 넘어 바젤III가 요구하는 두가지 유동성규제 비율을 맞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유동성규제로 인해 신용과 자산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게 될 것입니다.
4.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오고 있다
세계경제에 신용버블과 주택버블을 일으켜 전세계의 경제위기를 부르고, 2008년 이후에는 신용붕괴를 피하기 위해 막대한 달러를 찍어낸 FED로부터 시작된 '값싼 돈'의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버냉키의 양적완화 종료는 그것을 의미하는 상징입니다.
새롭게 다가오는 시대는 건전한 자기자본을 요구하고 버블을 일으키는 유동성을 규제해서 금융시장의 안정을 이루려는 바젤III의 시대입니다.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론에 찬성하는 저로서는 프리마켓에 건전한 화폐, 신용제도와 중앙은행의 저금리정책을 대신하는 자연이자율의 실현이 없이..... 은행들에 대한 유동성 규제만으로 근본적인 금융안정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바젤III가 신용팽창을 억제함으로써 금융시장을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젤III의 유동성 규제로 인해 부동산투기는 원천적으로 차단될 것입니다. 프로젝트파이낸싱처럼 은행으로부터 대규모의 자금을 빌려 장기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신용의 팽창으로 인한 부동산가격의 상승은 이제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바젤III가 요구하는 유동성비율을 맞추기 위해 국내은행들은 장기주택대출을 현재 규모에서 상당 부분 줄여야 합니다.
바젤III를 또 다른 면으로 보면 예금은 장기로 끌어들이고 대출은 단기로 해야 하기 때문에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상승을 부르게 됩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소비와 예금 사이의 시간선택에서 예금을 선택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빚을 내어 소비를 하는 일이 많이 사라지게 될 것이며 부채로 인한 수요를 상당 부분 축소시킬 것입니다.
세계경제는 위기를 부르는 무분별한 신용팽창에 의한 성장으로부터 느리지만 안정적인 성장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이동이 이미 시작되어 진행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연방정부의 재정감축과 FED의 양적완화 종료, 중국 시진핑정부의 그림자금융에 대한 돈줄 차단, 유럽의 긴축정책이 모두 이런 거대한 흐름 가운데 있습니다. 유럽은 은행연합 창설이라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겠지만 유럽에서도 바젤III는 실행될 것이고 결국은 이 흐름을 따라가게 될 것입니다.
바젤III의 실행은 필연적으로 신용의 축소를 부르게 됩니다. 때문에 거대한 부채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상당히 긴 시간동안 부채가 조정되면서 경제성장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 기간을 5년 이상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리고 부채가 어느 정도 조정된 이후에 과거보다 안전하지만 느린 경제성장의 시대가 시작될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크고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가진 나라일 수록 세계경제를 주도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거대시장을 지닌 EU, 미국,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고 세계경제는 이들을 중심으로 블록화되리라고 생각됩니다.
5. 저성장시대를 살아가기 위하여 준비하라
오늘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보았습니다. 버냉키 전례없이 분명하게 "돈 당분간 풀겠다"..... '전례없는' 닭대가리들의 공짜 점심에 대한 미련을 잘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또 한국은행이 정부에 이어 내년 경제성장율 전망을 4%로 올렸다는 기사도 보았습니다. 우리집 강아지 곰순이가 하품할 소리입니다. 아, 내년에 4% 경제성장을 달성할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올해 -2.0%쯤 경제가 후퇴한 후 내년에 대거 재정을 풀어 경제성장율을 끌어올리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경제를 아주 망쳐놓겠지만요. 작년 초에도 저는 정부와 한은의 3.5% 성장 전망이 웃기는 소리라고 했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헛소리들에 정신이 팔려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비록 적더라도 우리가 지닌 현금을 아주 소중히 여기는 겁니다. 현금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27억에 분양받아 13억의 대출과 8억의 전세가 들어있는 강남아파트보다 만기가 되면 수천만원을 지급받는 적금이 더 대접받는 시대가 2020년이 되기 전에 올 것입니다.
전세보증금은 대다수 서민들에게 보유한 현금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세금과 대출(근저당권 최고설정액 기준)을 합해 실거래가의 70%가 넘으면 전세를 들어서는 안됩니다. 특히 32평을 넘는 아파트는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그 집보다 집주인에게 맡기는 현금이 비교가 안되게 가치가 있습니다. 조만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인들의 삶에는 여전히 너무나 거품이 많습니다. 잃어버린 20년을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삶을 보면 그것이 너무나 분명하게 보입니다. 시스템의 변화 앞에서 한국인들의 삶에 낀 거품은 여지없이 부서져 버리겠지만 미리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될 것입니다.
생각을 180도 바꿔야 합니다. TV와 신문들이 쏟아내는 소비광고들로부터 삶의 지혜, 영혼의 평화, 육체의 건강같은..... 우리 자신의 삶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광고만이 광고가 아닙니다. 영화, 드라마, 심지어 뉴스와 대다수 기사들조차 소비적인 삶을 강요합니다. 우리가 거기에 사로잡히는 순간부터 우리는 '부채노예를 생산하는 매트릭스'에 빠져 탈출하지 못하게 됩니다.
버냉키와 FED는 9월에서 11월 사이에 양적완화를 줄이기 시작합니다. 그때 금리인상의 메인게임은 비로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양적완화를 끝냅니다. 그 시간은 미국내 바젤III 실시스케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때 미국의 대형은행들에게는 큰 폭의 마진콜이 부여되기 때문에 달러현금 수요가 늘고 달러가치가 오르게 될 것입니다. 바젤III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2015년부터 유동성을 조이기 시작합니다. 2008년 이전 수준으로 금리가 올라가고 경제위기를 불렀던 신용팽창이 억제되는 것은 정해진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나라도 그 스케줄에 따라 금리가 오르고 바젤III가 실행되어 유동성이 규제받게 됩니다.
2008년 세계경제에 공황을 불렀던 신용버블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나온 바젤III는 세계경제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며 이는 FED로부터 출발한 '값싼 돈'의 시대가 이제 끝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대한 패러다임의 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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